전통과 현재를 담은 한국 그릇의 현주소

Jihyun Hwang Jihyun Hwang
Craft Factory, 크래프트 팩토리 크래프트 팩토리 مطب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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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정이란 문화는 어쩌면 정성껏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 풍습에서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설날엔 떡국을, 단오엔 팥죽을, 추석엔 송편을. 이렇게 한국인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날이면 이것저것 만들어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눠 먹었다. 집을 방문하는 것을 감사히 여겨 손님에게만큼은 조금 더 예쁜 그릇에 조금 더 신경을 쓴 음식을 담아 대접했다. 옛 조상에게 있어 나와 나의 사람들에게 들어갈 음식을 담은 그릇과 다기는 그만큼 중요했고, 남겨진 수많은 문헌을 통해 그들은 혼을 담아 그릇을 빚었다고 전해져온다. 그래서 한국의 오랜 그릇들은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다양한 음식문화가 오고 가는 오늘날의 전문가들은 어떤 그릇들을 만들고 있을까? 국내 전문가들의 노력을 살펴보자.

한글 자음 디자인

한글자음 잔, 손길 손길 مطبخ أدوات المطبخ

한글의 자음은 모양새가 어렵지 않아 외국인도 2시간만 공부하면 발음할 수 있을 만큼 쉽다고 한다. ㄱ부터 ㅎ까지 14개의 자음을 컵의 손잡이로 만든 점이 재미있다. 손잡이는 파란색으로 컵은 흰색으로 통일하여 한글 자음의 손잡이가 더욱더 돋보인다. 국내의 손길이라는 공방에서 만들었으며, 널리 한글의 간결한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 디자이너의 마음이 담긴 듯하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함께 한글 공부를 하며 마실 물컵으로도 좋을 법한 아이디어다. 모던하면서도 재치있는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깔끔한 컵이다.

케이크 조각별로 담아내는 그릇

PLAYT - Goeun Wang , PLAYT PLAYT غرفة السفرة أواني خزفية وزجاجية

국내의 경우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유럽보다 케이크를 많이 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식문화가 세계화되면서 손님이 집에 방문했을 때 케이크를 내놓는 경우도 많이 늘고 있고, 전시나 공연, 서양식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만약 집에 핑거푸드나 케이크를 담을 단아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그릇을 찾고 있다면 국내 Playt에서 디자인한 이 그릇에 주목해보자. 부드러운 크림색과 연한 하늘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이 그릇은 여러 명이 자리에 있을 때 한 사람당 한 조각의 케이크를 깔끔하게 들어 올릴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한국 그릇 특유의 부드러움과 아기자기함이 서구화 식단에 녹아든 좋은 예이다.

느림의 미학을 담아낸 다기

한국의 차는 서양의 차와 조금 다르다. 한 예로 영국의 차는 물에 녹은 석회질의 양이 높아 물 대신 마시는 개념으로 시작했기에 상대적으로 맛과 향이 강하다. 반면에 한국의 차는 건강 약차로 그 역사를 시작했다. 천천히 연하게 우려 마시는 건강 약차는 지금까지도 생활 속에 자리잡혀 있고, 그래서 오래 차를 우릴 수 있는 다기는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다. 강설자 공방에서 디자인한 이 다기는 담백하고 소박한, 그리고 따뜻함을 안은 흰색 바탕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강인한 대나무로 다기를 들 수 있는 손잡이에 포인트를 준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주방을 돋보이게 할 단아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물고기 모양의 다기

앞서 보인 다기가 한국 고유의 우아함을 보였다면, 지금 보는 다기는 좀 더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다. 차를 따르는 그릇 뒷부분에 물고기의 꼬리와 같은 모양을 붙여 기존의 단아함에 재미를 더했다. 밝은 여러 원색의 선을 덧입혀 화사하면서도 모든 선의 간격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 조화미까지 노린 매력적인 다기다. 전통적인 면모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 해 그만의 개성을 담은 이 다기는 조신현 도예연구소에서 디자인했다.

사각 틀 안의 원형

Open Space 505에서 디자인한 이 그릇은 음식을 담기 위한 것이라는 기본 중의 기본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고 해서 흔한 보통의 그릇은 아니다. 정육면체 안에 음식을 담기 위한 원을 포함함으로써 디자인적으로도 기능 면 못지 않게 탄탄하고 우아하며 특별하기 때문이다. 호두나무를 사용해 고풍스러움을 더해 눈길을 끈다.

형식을 깬 부드러움

보통 컵과 그릇은 곧은 직선으로 이뤄진 단단한 직사각형의 모양 혹은 반듯한 곡선의 이미지를 가진다. 그런 점에서 크래프티 팩토리에서 설계한 이 컵은 형식을 깼다. 반듯한 선이 아닌 구불거리는 연속선으로 전체 외곽을 설계했고, 그래서 단순한 흰색의 컵과 그릇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하고 독특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불안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반듯함을 미묘하게 벗어난 디자인으로 특별함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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